마닐라 호캉스 연작의 마지막 종착지는 세 호텔 중 개인적으로 가장 깊은 매혹을 느꼈던 곳이다. 하룻밤에도 삶의 질이 한 차원 고양되는 기분을 선사한다.

① 페르시아 동화 같은 웅장함, 라운지 바에서 누린 짜릿한 힐링
마닐라의 자부심이자 ‘왕관의 보석’이라 불리는 더 페닌슐라 마닐라(The Peninsula Manila). 1976년에 개관하여 올해로 정확히 50주년을 맞이한 호텔은 반세기에 걸쳐 쌓아온 찬란한 헤리티지를 우아한 기품으로 뿜어낸다. 부를 요란하게 과시하지 않아도 뼈대부터 귀족적인 아우라, 태생적인 우아함과 몸에 밴 세련된 매너가 호텔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마카티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지만, 소비한 재화 이상의 가치와 만족도를 돌려주기에 단연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선택지다. 호텔 외관의 중후함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절정에 달한다. 높게 트인 메자닌에서는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전면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페르시아 동화 속에 들어와있는 듯하다.
특히 메자닌 3층에 위치한 ‘더 갤러리 클럽 라운지(The Gallery Club Lounge)’ 이용은 무조건 추천! 굳이 문밖을 나서지 않아도,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정교하게 준비된 애프터눈 티와 디너를 즐기는 시간은 또 다른 느낌으로 미식적 쾌감을 선사한다. 밀도 높은 휴식의 쾌감이야말로 종종 해외여행을 떠나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클럽 라운지가 객실 금액에 포함된 것을 이용하면 언제 어느 때는 방문해 쉴 수 있고, 주류가 제공되는 라이트한 디너도 즐길 수 있다. (별도 현장 결제도 가능)
② ‘미쉐린 셀렉티드’가 증명하는 미식, 온전한 회복을 위한 웰니스
사베아 시티나 애스콧처럼 호텔 바로 앞에 대형 쇼핑몰이 붙어 있는 구조는 아니라서 도보 쇼핑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맛집을 검색하고 찾아다니는 행위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곳은 완벽한 요새로 기능한다. 화려하고 우아한 올데이 뷔페 레스토랑 ‘에스콜타(Escolta)’를 기본 베이스로, 무엇보다 미쉐린 가이드 필리핀의 ‘미쉐린 셀렉티드(Michelin Selected)’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두 곳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이 기다린다.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의 정수를 선보이는 현대적인 글로벌 퀴진 ‘올드 마닐라(Old Manila)’와 이국적이고 정교한 아시아의 풍미를 담아낸 동남아 전문 레스토랑 ‘스파이시즈(Spices)’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적인 내빈 행사가 페닌슐라에서 치러지는 이유 중 하나겠다.
미식뿐만 아니라 투숙객의 동선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된 웰니스 시설 역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초록빛 열대 정원으로 둘러싸인 이국적인 야외 수영장과 최고급 장비를 갖춘 피트니스 클럽, 프라이빗 스파 시설은 외부의 소란을 완벽히 차단한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오직 나 자신의 휴식과 영혼의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훌륭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부대시설이다.
③ 도심 속 초록 오아시스,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과 러닝 크루들
호텔 일대는 탁 트인 도로와 거대한 빌딩 숲, 풍부한 녹지가 어우러진 고급 비즈니스 타운의 정석을 보여준다. 특히 호텔 코앞에 자리한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Ayala Triangle Gardens)은 신의 한 수다. 점심시간이면 빌딩 숲에서 산책을 나온 현지 직장인들로 활기차고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는데, 직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진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모여 있어 호텔 방에서 나와 가볍게 초록의 자연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낮 동안 고요했던 거리는 저녁 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또 다른 생동감으로 채워진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글로벌 피플들이 다 함께 일대 거리를 달리는 이색적인 러닝 크루들의 모습은 마닐라라는 도시가 가진 건강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멋진 미장센이다.
[EDIT] 핀맨 센터 ‘웰빙 마사지’ 원기 보충되는 2시간의 핫스톤 테라피
더 페닌슐라 마닐라를 거점으로 삼았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숨은 로컬 리추얼 스폿이 있다.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닿는 핀맨 센터(Finman Centre) 1층에 위치한 ‘웰빙 마사지(Well Being Massage)’숍이다. 이곳에서 경험한 2시간짜리 핫스톤 마사지(Hot Stone Massage)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따뜻하게 달궈진 돌이 온몸의 뭉친 근육과 긴장을 섬세하게 풀어주는데, 가격은 단돈 2,000페소(약 46,000원) 선이다. 검색 한 번이면 일대 포진한 수많은 마사지 숍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에디터가 직접 경험하고 만족한 곳으로 추천. 화려하진 않지만 담백하고 고요한 분위기와 수준급의 케어를 자랑한다.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하면 알아서 유연하게 할인까지 챙겨주는 세심함도 갖췄다. 별도의 팁 봉투 시스템은 없었지만, 몸과 영혼이 치유되는 듯한 만족감에 기쁜 마음으로 100페소의 매너 팁을 전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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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취향을 100% 만족시키는 마닐라 호텔들, 중후하지만 세련된 멋과 미니멀리즘의 역동성, 가격만큼 확실한 품격을 보여주는 귀족적 호스피탈리티까지. 이번 마닐라 마카티의 세 가지 선택지는 저마다의 취향을 가진 여행자들에게 명민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 더 페닌슐라 마닐라
- 호텔에서 마사지 숍, 도보 약 15분 거리 / Centre Ground Floor, Tordesillas, Salcedo Village, Makati, Metro Mani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