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러닝과 꿀떡

사이판 국제 마라톤에 참가한 뒤 – 이 이야기만 들으면 엄청난 러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 첫 마라톤인데다 가장 낮은 5km 도전- 내 일상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가장 최근의 기록을 보면 일주일에 3~4회를 일부러 달리고자 외출한 것이다. 나에게는 정말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갑자기 내 인생에 여행이, 정확히 취재가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가뜩이나 ‘집순이’인 나는 집에 대한 애착이 더 커져 버렸다. 밖에서 늘 가고 싶은 곳은 ‘집’이다. 휴일에 마치 침대의 한 부분이 된 것처럼 하루를 보내고 나면 성격 상 또 어찌할 수 없는 자괴감이 들곤 했다.

그런데 왜 내가 변했을까? 무엇이 나를 변화하게 했을까? 그것은 틀림없는 태양과 바다의 조화다. 그때 만난 멍멍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올해 사이판 국제 마라톤은 3월 초에 있었다. 대회 전날은 전문 코치와 함께 달리기 연습을 했고, 다음날은 실제 마라톤에 나섰다. 사실 마라톤 자체에서 달리는 기쁨은 잘 느끼지 못했다. 취재 목적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관찰 자체에 많은 관심을 둔 탓이다. 한마디로 기록(수치와 글) 목적으로 달렸다. 5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지, 완주의 기록은 얼마나 나올지 개인적인 수치도 궁금하고, 다른 러너들은 어떤 표정으로 달리는지, 길의 풍경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미어캣처럼 주시했다.

대회 당일의 기록을 부지런히 현장 르포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나갈까? 달릴까?” 예전 같으면 고민이 들었어도 “에잇. 안 나가. 귀찮아. 거리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 피곤해.” 했을텐데 별다른 고민도 없이 양치만 간단히 하고 호텔을 나섰다. 이 다음날 러닝에서는 사이판의 멍멍이를 만나 함께 4km를 달렸다. –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카테고리에서 다루기로 하고-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서도, 또 다른 일정으로 해외를 나가고, 국내 출장을 가서도 나는 달렸다. 아침에 20분 정도, 1km를 달리면 몸에 열기가 돈다. 겨울 날씨가 봄이 되고. 3km를 달리면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나는 딱 그 정도로 달리고 집에 돌아온다. 가벼웠던 속옷이 땀으로 묵직해진다. 5km를 달렸을 때는 30분 대가 소요됐는데, 3km는 20분을 넘지 않는다. 그래도 너무나 충분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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